광화문이 겨울왕국으로…‘서울윈터페스타’ 24일간 열린다

작성일 2025-11-26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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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에 ‘산타빌리지’…루돌프 회전목마 첫선

청계천 물길 밝히는 ‘서울빛초롱축제’ 개막
DDP 외벽엔 초대형 미디어파사드 빛쇼
보신각 타종 뒤 크라잉넛 ‘말달리자’ 울려

 

[대한경제=박호수 기자] 대한민국 최대 겨울 축제가 다시 서울의 중심을 밝힌다. 12월 문턱을 넘어서면, 광화문과 청계천, 서울광장과 DDP까지 도시 곳곳에 크리스마스의 온기가 가득 번진다. 서울시가 12월 12일부터 내년 1월 4일까지 운영하는 ‘2025 서울윈터페스타’는 광화문·청계천·서울광장·DDP·보신각·우이천 6곳을 잇는 겨울 축제다. 도시 전체를 하나의 겨울 무대로 확장하며, 지난해 540만여 명이 찾은 대표 행사가 올해는 더 풍성해진다.

24일 서울시에 따르면 축제의 문은 다음달 12일 오후 7시 광화문광장에서 열린다. 첫날부터 ‘판타지아 빛 퍼레이드’가 겨울밤을 수놓는다. 필리핀 해외초청팀 공연, ‘아름드리 무용단’의 창작 한국무용, 정상급 뮤지컬 배우들의 ‘뮤지컬 갈라쇼’가 차례로 이어지고, 150여 명의 시민합창단과 LED 아트 퍼포먼스 그룹 ‘생동감 크루’가 무대에 오른다. 서울 한복판이 크리스마스 시즌의 시작을 알리는 거대한 오프닝 장면처럼 변모한다.

광화문광장은 올해 더욱 몽환적이다. 광장 전체를 초대형 캔버스로 바꾸는 ‘서울라이트 광화문’이 밤마다 색을 달리하고, 인근에는 ‘광화문마켓’이 ‘산타빌리지’ 콘셉트로 자리 잡는다. 유럽 크리스마스마켓의 풍경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조명과 장식, 루돌프 회전목마가 도심의 연말 분위기를 절정으로 끌어올린다.

 

청계천은 올해로 17회를 맞은 ‘서울빛초롱축제’가 장식한다. ‘나의 빛, 우리의 꿈, 서울의 마법’을 주제로 청계광장변 팔마(八馬) 조형물에서 출발해 삼일교를 지나 DDP 인근 오간수문까지 네 가지 테마의 빛 조형물과 미디어아트가 물줄기를 따라 이어진다. 우이천에는 ‘어가행렬’ 조형물도 설치돼 도심 속 겨울 산책길이 빛의 극장으로 탈바꿈한다.

서울광장은 한층 긴 호흡의 겨울을 품는다. 12월 19일부터 내년 2월 8일까지 52일간 운영되는 스케이트장은 ‘Winter Ring(도시 위에 피어난 축제의 링)’이라는 이름을 달고, 크리스마스·송년·신년 등 주요 일정에 맞춰 피겨공연·캐롤 버스킹·DJ파티가 이어진다. 스케이트장 주변에는 지역 농특산물 판매를 위한 로컬마켓존도 운영돼 도심 속 작은 ‘겨울 마을’ 같은 풍경을 만든다.

DDP는 미디어아트와 K-콘텐츠가 결합한 거대한 성탄 공간으로 변한다. ‘서울라이트 DDP’와 글로벌 인플루언서 박람회 ‘서울콘’이 동시에 열리고, 222m 외벽 전체가 미디어파사드로 채워진다. 크리스마스 타운과 캐릭터 협업 콘텐츠가 더해지면서, 빛과 음악, 디지털 아트가 겨울밤을 알차게 채운다. 서울콘에는 56개국 3567팀이 참여해 시상식과 K-POP 공연 등 30여 개 프로그램이 이어진다.

연말의 절정은 12월 31일 보신각에서 찾아온다. 타종행사는 올해 ‘당신이 빛입니다’라는 콘셉트로 준비되며, 보신각 기와에 미디어파사드를 맵핑해 종소리에 맞춰 건물이 울리는 듯한 ‘소리의 시각화’를 구현한다. 식전에는 병오년(丙午年) 붉은 말의 해를 형상화한 ‘LED 댄스 퍼포먼스(빛의 군무)’가 펼쳐지고, 자정 타종 33회가 끝나면 크라잉넛이 무대에 올라 대표곡 ‘말 달리자’를 부른다. 동시에 DDP에서도 별도 카운트다운이 진행돼 도심 곳곳에서 새해 첫 순간을 공유한다.

서울시는 이번 축제를 “시민이 함께 만들어가는 환상의 서울”로 정의했다. 김태희 서울시 문화본부장은 “지난해 540만여 명 시민의 사랑을 받은 서울윈터페스타가 올해는 시민과 관광객이 직접 참여하고 함께 즐기는 축제로 한 단계 더 도약한다”며 “광화문의 화려한 빛 축제부터 이색적인 K-컬처 체험, 감동적인 제야의 종 타종까지, 서울 도심 어디서나 시민이 주인공이 되는 ‘환상의 서울’을 경험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호수 기자 lake806@